경기도 스마트기기 보급사업, 7천억 쓰고 또 9천억 든다

나라살림클래스

2026-10-06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 쉽게 읽기」

복잡한 정책·재정 보고서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 내용과 수치를 중심으로 풀어 설명합니다. 

경기도 스마트기기 보급사업, 7천억 쓰고 또 9천억 든다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부터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을 추진해, 2024년 기준 경기도 초3~고3 학생 수 대비 107%에 해당하는 134만 대의 기기를 보급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은 2026년까지 누적 7,260억원. 보급률만 보면 목표를 완전히 달성한 사업이지만, 이제는 보급률이 아니라 실제 교실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그만큼의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미 쓴 돈보다, 앞으로 쓸 돈이 더 걱정입니다

2021~2023년 보급 완료에 6,053억원, 2024~2026년 신·증설교 보급에 1,207억원이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기는 소모품이라 향후 5년간 단말기 교체에만 9,714억원​이 추가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많게는 59만 대(2028년, 4,137억원)씩 교체가 몰리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통합유지관리체계 구축에도 2022~2026년 약 6,747억원이 편성됐습니다. 한 번 보급하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기기 교체와 유지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는 뜻입니다.


왜 '태블릿'을 골랐을까, 라는 근본적인 질문

학생들은 기기를 상시 휴대하지 않고 학교 충전함에 보관했다가 수업 시간에만 꺼내 씁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굳이 휴대성이 강점인 태블릿을 쓸 이유가 크지 않은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가격대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과 비교하면 태블릿은 메모리·저장장치 업그레이드가 어렵고, 기술 발전이 빠른 AI 교육 환경에서는 조기 노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장이 나도 부품을 부분적으로 교체하기보다 기기 전체 또는 주요 모듈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유지보수 비용도 커질 수 있습니다.


관리 책임은 결국 교사에게 돌아갑니다

기기는 학교의 공유재산으로 등록되어 관리됩니다. 교내 보관이 원칙이라 가정 대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분실·파손 시 변상 규정(고의·중과실의 경우 수리비 20%, 분실 시 손해액 40%)까지 있습니다. 문제는 '고의·중과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부담이 학교 현장에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충전 상태 점검, 대여·반납 확인, 소프트웨어 관리까지 더해지면서, 전담 인력 없이 교사와 학교 인력이 비교육적 업무를 떠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계약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반복됐습니다

2021~2022년 다수공급자계약(MAS) 방식으로 추진하다 2023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바뀌면서, 중소기업 30여 개 단체가 규탄 집회를 열 정도로 특혜 논란이 일었습니다. 교육청은 지역별 A/S센터, 기존 무선망·MDM 연계, 교사·학생 대상 사용자 교육 등을 포함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보다 앞서 특정 제조사 태블릿의 고장률이 타사 대비 높게 나타나면서 저가 중심의 계약이 장기적인 품질·유지관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2025년 본예산 심의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예산이 520억원 넘게 신규 편성된 반면 학교 환경시설 개선 예산이 50% 삭감된 점도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다른 지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 서울(디벗 사업): 2026년 약 1,566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입찰 서류와 공급 제품의 진위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습니다.

  • 인천: 태블릿 대신 노트북을 무상 지원해 학생 기기 보급률을 23%에서 38%로 높였습니다.

  • 울산: 4년간 구독료만 1,628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5년에는 15억원만 반영했습니다. 세수 감소와 지방교육재정 악화, 아동 발달·정서 문제, AI 디지털교과서 효과 검증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 광주: 약 8만5천 대의 기기를 구매한 뒤 수요조사와 사업 추진 과정 등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되면서 감사가 이뤄졌습니다.


정책 환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스마트기기를 바라보는 환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수업 중 학생의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제도가 바뀌면서, 학교와 교사가 디지털 기기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국가의 40%가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30%에서 1년 만에 10%p 증가한 수치입니다. 디지털 기기를 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과도한 사용과 의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기도의 1인 1스마트기기 사업도 이제는 '얼마나 많이 보급했는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7,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고 앞으로도 수천억원의 교체·유지관리 비용이 필요한 만큼, 실제 수업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학교 현장의 관리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7천억원을 썼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비용이 실제 교육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가입니다.

이 칼럼은 보고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으로, 지역별 상세 비교와 계약 방식별 쟁점, 구체적인 개선 방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위 원문 보고서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참고 콘텐츠

👉 경기도교육청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의 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