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회계·기금 간 여유재원을 통합계정(빌려주는 돈)과 재정안정화계정(쌓아두는 돈)으로 나눠 관리하는 지자체 재정관리의 허브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공금계좌 미개설, 저금리 방치로 인한 이자손실, 심의위원회 형식적 운영, 적립기준 미준수 등의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이해하기」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활용하기」(통합계정·재정안정화계정) 3편의 강의를 통해 이 기금의 구조와 실제 심의 포인트를 짚습니다.
일반회계·특별회계·개별기금은 각각 독립적으로 세입세출을 운용하며, 회계·기금 간 자금 이동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이 칸막이를 넘어 회계·기금 전반의 여유재원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창구입니다.
설치 근거는 지방자치법 제142조(기금 설치 일반 근거),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제16조(설치·운용), 지방재정법 제9조의2(예탁·예수 근거)에 걸쳐 있으며, 법정재량기금으로 설치 여부와 세부 운용은 조례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기금관리기본법 제16조에 따라 이 기금은 두 계정으로 구분됩니다.
통합계정: 회계·기금 간 여유재원을 예탁(예수)받아 부족한 회계·기금에 융자하는 창구.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빌려주는 돈'
재정안정화계정: 세수 호조기의 잉여재원을 적립해 세입 감소 등 재정 불안정에 대비하는 예비 재원. 상환의무가 없는 '쌓아두는 돈', 해외의 '레이니데이펀드(Rainy Day Fund)'에 해당
두 계정을 같은 통장에서 관리하면 구분이 흐려지므로, 계정별 잔액·조성·사용 내역을 분리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통합계정의 자금 이동은 '전출'이 아니라 '예탁·예수'(융자)입니다. 받는 쪽 회계·기금은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의무가 있고, 이자율은 국공채·시금고 이자율 등을 고려해 기금운용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전출(무상 이전)이 아닌 융자로 설계한 이유는 특정 회계·기금이 통합계정을 상시적 재원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자금 방치로 인한 이자손실: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2023)에 따르면 전국 30개 지자체 표본조사 결과 6개월간 약 70억 6,301만원의 이자수입이 감소했고, 통합기금 운용 220개 지자체 전체로 환산하면 연간 약 1,035억 9,086만원의 이자손실이 추정됩니다. 경북 ○○시는 150억 610만원을 금리 0.1% 보통예금에 42일간 방치해 정기예금 대비 1억 7,658만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공금계좌·심의위원회 부실 운영: 통합기금 운용 220개 지자체 중 26곳(11.8%)은 공금예금계좌조차 개설하지 않았습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 방치는 횡령 등 부정행위 예방에도 취약합니다. 통합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독립 운영하는 곳은 100곳(45.5%)뿐이고, 나머지 120곳은 타 위원회가 대행하는데 이 중 118곳은 기금과 무관한 일반 심의위원회(지방재정계획·재정공시 심의위 등)입니다. 민간위원 1/3 규정을 형식적으로만 충족해 간호사회장·골프대학 교수 등 기금 분야와 무관한 위원으로 채운 사례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재정안정화계정은 조례에 적립 기준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권익위 권고(2023)를 반영한 대표적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직전 회계연도 지방세 세입액이 최근 3년 평균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경우 — 초과분의 10% 이상 적립
직전 회계연도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이 최근 3년 평균의 200%를 초과하는 경우 — 초과분의 10% 이상 적립
기준을 충족하고도 적립하지 않은 사례: 경기 ○○시는 2020~2022년 총 603억 6,218만원 이상 적립했어야 하나 조성액이 0원이었고, ○○도는 538억 2,886만원을 적립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군은 14억 4,251만원 적립이 필요했으나 2억 419만원만 적립해 12억 3,832만원을 과소적립했습니다.
적립요건 자체가 과도한 지자체도 존재: 조례상 적립요건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한 지자체는 220곳 중 36곳(16.4%)으로, 지방세 세입액이 전년 대비 120% 이상 증가해야 적립하거나 순세계잉여금이 최근 3년 평균의 200%를 초과해야 적립하는 식입니다. 이런 곳의 적립 비율은 **23.5%**로, 나머지 184곳(48.7%)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심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문제: 적립·조성이 통합기금운용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실제 상정된 지자체는 전국 220곳 중 16곳(7.3%)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04곳(92.7%)은 심의조차 하지 않습니다.
우리 지자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에 통합계정과 재정안정화계정이 각각 설치돼 있는지, 계좌가 계정별로 분리 관리되는지 확인합니다.
통합계정의 예탁·예수 이자율이 국공채·시금고 금리 대비 지나치게 낮게 설정되어 있지 않은지, 특정 회계·기금에 예탁이 반복·장기화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봅니다.
공금예금계좌 개설 여부와 여유자금이 저금리 상품에 방치되고 있지 않은지 기금결산서의 예치금 명세를 확인합니다.
통합기금운용심의위원회가 독립 운영되는지, 대행 중이라면 어떤 위원회가 대행하는지, 위원 명단의 전문성은 어떠한지 점검합니다.
재정안정화계정 조례에 적립 기준이 있는지, 있다면 최근 3년간 기준 충족 여부와 실제 적립 이행 여부를 결산자료로 대조합니다.
재정안정화계정의 지출이 재정위기 대응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적절한 시점에 이뤄졌는지 확인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재정여건이 심각하지 않은데도 지출이 몰린다면 목적을 구분해 심의해야 합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지자체 전체의 여유재원을 관리하는 거시적 재정관리 수단이지만, 결산서 본문(회계별 총괄)만으로는 그 실태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기금운용계획서와 기금결산 자료(조성총괄·운용명세서·예치예탁명세·계획변경설명)를 함께 봐야 방치된 이자, 미개설된 계좌, 형식적인 심의위원회, 지켜지지 않은 적립기준까지 실제 운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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